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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직종에서 다시 어린이집으로

Poppin_ 2020. 9. 1. 09:04

나는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노는걸 너무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장래희망이라고 하면 패션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그런..

현실감각없는 소녀였지....

원래부터 노는걸 좋아했고, 여고로 전학가게되면서 더 심하게 즐거웠다.

취미는 n개, 친구들과 우루루 노는게 제일좋아~ 하면서 살다 보니,

1순위로 원하던 과가 아니었던 모 대학교 아동보육과에 합격했고,

 

그 때 당시 별 생각 없이 입학했었다.

(남들 다하는 대학생활 나도 뿌셔보자 이런 마인드 ㅋㅋㅋㅋ)

 

그래도 입학하고부터는 나름 열심히 공부했고,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졸업해 2018년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취업 성공.

솔직히 첫 취업 당시에는 이 일을 정말로 꼭 하고싶다는 마음보다,

일단 자격증 나오고 졸업은 했으니 나중에 다른 직종으로 옮겨가더라도

실무 경험을 1년은 해봐야겠다라는 마음이었다.

실습때 힘듬을 이미 맛보기도 했고..

정말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하고 대단한 이 직업을 내가 잘 해낼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원래 걱정이 많은 성격인데다가, 이렇다 할 경력도 없으니 더 긴장되었었다.

 

그래도 일하는 동안은 정말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처음 만난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일했던 동료 선생님들 모두 너무너무 좋은 분이셔서 많이 도와주셨고

그 적분에 어린이집 생활에 적응은 잘 했었다.

이 일이 너무 싫은 것도 아니었고 나름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그치만 왠지 다른 도전을 안해보면 나중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서,

12월 교사면담 직전까지 한참을 갈팡질팡 고민하다, 결국 퇴사하고 다른 길로 가 보기로 했다.

 

퇴사한다고 하니 선생님들이 다들 놀랐다. 계속 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하고싶은 다른 일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니 감사하게도 다들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셨다.

그리고 1년 마무리하고, 퇴사하고 두달간 뭘 할까 생각하다가 웹사이트를 공부하기로 했고,

7개월 공부 끝에 웹퍼블리셔로 이직에 성공했다.

처음엔 쾌적했고 좋았다.

맨바닥에 앉았다 일어났다 할 필요도 없고,

혹여나 내가 놓치는 사이 안전사고가 일어날까 전전긍긍하던 일,

놀이하다가 생긴 상처에 부모님께 드는 죄송함,

매일 작성해야하는 온갖 서류와 키즈노트 등이 없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그런데 9개월이 지난 지금은..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 동안 퇴사를 두번이나 더 했는데, 이유가 모두 임금체불 때문.

어린이집에 비해서 벌이도 안되고, 그나마도 밀려서 받지도 못해서 소송까지..

 

일반기업에 이런 위험성이...

존재하는걸 모르고 있었다.

물론 특이 케이스이긴 했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두 회사에서 그런 일을 겪고나니 질려버렸다고 해야 하나.

지금은...

어린이집 이후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 재택으로 일하지 않겠냐 요청해서

수락하고 재택으로 일하고 있는 상태인데, 무언가 갇혀 있는 느낌이 너무 든다.

살아있는 것 같지 않는 느낌.

 

하루하루가 힘든 건 어떤 일을 하나 마찬가지지였구나,

금전 문제, 적성 문제 등.. 이런저런 일도 겪고 생각도 해보니,

역시 모든 사람에게 제일 힘든 일은 지금 나 자신이 하는 일인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집을 나오면 좀 편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아이들과 주고 받는 에너지도 없다는 게 내게는 더 힘들었다.

 

그 전에는 어린이집 일이 최고로 힘든 줄 알았는데, 우물안 개구리..

다 힘들더라. 다 나름의 고충이 있고..

어차피 뭘 하든 다 힘들 건데, 내 생각에 즐겁고 가치있는 일을 하자.. 싶었다.

어린이집 일은 힘들어도 보람 있고 재미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받았던 에너지도 그립고, 환경판 구성, 수업 준비..

이제는 서류가 너무 많아서 동료선생님들과 같이 불평하던 것마저 그립고..

 

래서 다시 돌아가볼까 한다.

요즘은 여러 수업준비 자료 등 보면서 꿈에 잔뜩 부풀어 있는 중.

 

물론 오래 쉰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겠지만, 그래도 다가올 미래가 다시 즐거워진다.

지금 일하는거 잘 마무리하고, 다시 차근차근 시작해서 열심히 해볼까 한다.

다시 돌아가면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어차피 이쪽 계열 공부한 사람들은 직종 옮겨도 다 돌아오더라 하시는 지난 선배 선생님들의 말에

설마~하고 이직한 나도 역시 보육교사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국룰인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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